최근 반려동물, 파충류 등의 생물을 온라인 분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으로 금액만 결제하면 집 앞까지 생물이 배송 온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생물이 도착하기 전에 스트레스나 아사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죽어버리거나 아예 잘못 배송 오는 일도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거금 800만 원을 주고 온라인 분양 한 고양이에게 예상치도 못한 큰 문제가 생겼다. 고양이를 분양한 부부는 결국 경찰에 구속까지 되었다는데 어떤 사연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2018년 프랑스의 한 부부는 인도네시아 업체의 온라인 광고를 보고 마음을 사로잡혔다. 새끼 사바나 고양이를 분양한다는 광고였다.
흡사 표범을 닮은 사바나 고양이의 모습에 매혹된 부부는 6000유로, 한화 약 800만 원이나 되는 거금을 주고 고양이 분양을 완료했다.
기다림 끝에 고양이가 집으로 배송 왔다. 하지만 부부는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분양받은 고양이의 행동과 생김새 등이 일반 고양이와 너무나 달랐던 것이다.
부부는 일주일 정도 고양이의 일상적인 모습을 지켜봤다. 하지만 계속해서 의문이 지워지지 않았고 결국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놀랍게도 부부가 분양받은 동물은 고양이가 아닌 ‘새끼 호랑이’였다. 심지어 ‘수마트라 호랑이’라는 멸종 위기종이었다. 말레이시아 호랑이라고도 불린다.
수마트라 호랑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만 서식한다. 또한 야생 개체 수가 전 세계 400마리도 되지 않아 워싱턴 협약(CITES)에 따라 멸종 위기종으로 보호받는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공문 없이는 국제 거래와 개인 사육이 모두 금지되어 있다.
결국 부부는 멸종 위기종 밀거래 혐의로 경찰에 구속, 조사 후 석방되었다.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은 2년에 걸쳐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호랑이를 판매한 일당 7명을 구속했다.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호랑이가 어떤 경로로 인도네시아에서 프랑스까지 밀매됐는지 밝혀내는 중에 있다.
분양되었던 수마트라 호랑이는 프랑스의 생물 다양성 보호소에서 건강하게 생활하다가 최근 새로운 거처로 옮겨졌다고 알려졌다.
이번 사례를 두고 세계 야생동물기구는 ‘종 보존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마트라 호랑이 시장이 암암리에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라며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바나 고양이는 아프리카 야생동물인 ‘서벌’과 샴고양이를 어렵게 교배해 태어나는 희귀 품종이다. 몸값이 최대 몇 천만 원까지 호가한다.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싼 고양이로 알려져 있다.
먹이도 일반 사료가 아닌 생식만을 먹일 수 있는 등 양육 조건이 까다롭다. 개인 분양 시 브리더가 입양자의 집에 3번 이상 방문하는 등 엄격한 심사를 거치기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