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골이 상접하다’라는 말을 한 번씩은 들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이는 살가죽과 뼈가 맞붙을 정도로 몹시 마른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죠. 오늘 소개할 사연 속 강아지의 상태는 이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것 같은 풀숲을 홀로 지키고 있던 강아지는 말 그대로 뼈와 가죽밖에 남지 않은 몸을 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이 강아지에게 찾아온 기적 같은 일을 함께 보러 가볼까요?

사람의 발길이 오래전에 끊긴 듯한 어느 한적한 숲속, 나무가 어지럽게 우거지고 곳곳에 쓰레기만 널브러진 이곳을 지나던 한 행인은 생각지도 못한 생명체와 마주쳤습니다. 그가 근처를 지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풀숲에서 뛰어나온 회색 코트의 강아지였죠. 강아지는 도움을 요청하려는 것인지 그에게 가까이 다가왔는데요.


멀리서부터 심상치 않았던 강아지의 상태는 가까이 마주하니 더욱 심각했습니다. 가죽밖에 남지 않은 몸은 뼈마디 마디가 드러나 보일 정도였고 눈에도 염증이 생긴 것인지 희끄무레한 무언가가 끼어 있었는데요. 이러한 처참한 강아지의 몰골보다도 더 놀라웠던 것은 행인을 마주한 강아지의 반응이었습니다.


강아지는 오랜 시간 홀로 지내느라 외로웠던 것인지 행인을 보자마자 바로 앞까지 다가온 것은 물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기까지 했는데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강아지는 눈을 껌뻑이면서 행인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보았죠. 그가 걸음을 옮기자 졸졸 뒤를 쫓기까지 했는데요.


너무나 열악한 상황 속에 홀로 외롭게 놓인 이 강아지를 차마 외면할 수 없던 행인은 사료를 구해와 밥그릇에 부어주었는데요. 강아지는 배가 많이 고팠던 것인지 그가 내민 사료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습니다. 빠르게 사라지는 사료의 양에서 강아지가 얼마나 오랜 시간 굶주리고 있었던 것인지 느껴지는 듯했는데요.


강아지는 그러나 밥을 다 먹고 난 후, 풀숲이 이제는 집처럼 익숙한 것인지 뒤를 돌아 원래 있던 숲 안쪽으로 향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먹을 것이라고는 오로지 풀밖에 없는 이곳에 강아지를 홀로 두기엔 그의 상태가 너무나 위태로워 보였죠. 결국 행인은 강아지를 소리 내 부른 후 그를 붙잡았는데요.


그는 조심스럽게 강아지에게 가까이 다가가 강아지의 상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부드러운 손길로 귀 안과 피부를 살피는 행인의 손길에 강아지는 얌전히 몸을 맡기고 있었는데요. 깡말랐을 뿐 아니라 피부가 많이 상하고 영양분이 부족해 보이는 강아지의 모습에 결국 행인은 그를 구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행인은 리드 줄을 구해와 엎드린 강아지에게 조심스럽게 채워 보려 했는데요. 난생처음 리드 줄을 접한 강아지는 어색한 것인지 행인이 붙잡고 있던 한쪽 앞발을 은근슬쩍 빼 버리고 말았죠. 그러나 행인은 그런 강아지의 모습에 차분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안정시켰는데요. 결국 강아지는 두 다리를 리드 줄에 넣는 것을 허락했고 조심스럽게 강아지에게 목줄을 채운 행인은 그를 자신의 집으로 이끌었습니다.


강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온 구조자는 집 앞마당에 강아지를 잠시 세워 두고 소독약과 솜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는 오랜 시간 풀숲에서 지내느라 상한 강아지의 피부와 어딘지 불편해 보이는 그의 눈을 소독해주려 했는데요. 소독약을 묻힌 거즈를 가까이 가지고 가자 강아지는 본능적으로 다친 부위를 보호하려 고개를 돌려 버렸죠.


구조자는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부드럽지만 완강한 손길로 소독솜을 꿋꿋이 강아지의 얼굴에 가지고 갔는데요. 이에 강아지는 결국 고개를 홱 돌려 회피해 버리고 맙니다. 자신이 성급하게 대했음을 인지한 구조자는 강아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내려주었고 강아지는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준 것인지 결국 얼굴을 내어주었죠.


구조자는 베테랑의 솜씨로 강아지의 눈과 얼굴을 세심하게 소독해주었는데요. 강아지는 간혹 따가운 것인지 얼굴을 찌푸리긴 했지만 큰 반항 없이 얌전히 구조자의 손길에 몸을 맡겼습니다. 이 모습에서 강아지가 얼마나 구조자를 믿게 되었는지 보이는 듯 한데요. 소독을 마친 후 구조자는 고된 치료를 견뎌준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위로를 건넸습니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던 풀숲에서 홀로 외로운 시간을 견딘 강아지를 발견한 행인은 그를 안타깝게 여기고 치료와 보살핌을 제공했는데요. 그는 결국 강아지에게 ‘문’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평생 가족이 되어 주기로 했습니다. 혼자만의 외로운 사투를 이어가던 ‘문’에게 작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죠.

강아지 ‘문’과 그를 구조한 행인의 훈훈한 이야기를 접한 네티즌들은 이에 “와 눈 닦을 때 진짜 아팠을 것 같은데 가만히 있네…강아지 착하다.”, “이 아이는 사람 곁에 바로 오는 거 보니 진짜 외로웠나 보다. 착한 사람 만나서 너무 다행이야.”, “강아지가 구조자분 만나서 정말 다행이다.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강아지 구조해주신 분에게도 반드시 행운이 일어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