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식장’이라는 곳이 있다. 품종견이나 품종묘를 움직이지도 못하는 작은 철창에 가둬두고 계속해서 교배시키는 장소를 말한다. 번식업자들은 품종견, 품종묘 분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태어난 새끼들을 건넨다. 일평생 ‘번식용’으로 살아온 동물들은 늙고 병들면 가차없이 버려지기도 한다. 최근 ‘중고 거래’ 시장에서 구조된 번식묘의 모습이 화제다. 말 못 하는 고양이가 대체 어떤 사연을 갖고 어떤 모습으로 판매되고 있었는지 함께 알아보자.

지난 6월 캣맘 유튜브 채널 ‘뽀글씨’는 중고 거래 앱 ‘당근 마켓’ 이용자에게서 구조한 고양이의 사연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해당 유튜버는 당근 마켓에서 고양이 케이지를 구매했다. 케이지 판매자는 갑자기 그녀에게 “고양이도 분양하고 있으니 필요하면 말해달라”라고 얘기했다.
유튜버가 사정을 묻자 판매자는 “해외로 급히 떠나게 되어서 고양이들을 ‘처분’하게 되었다”라며 “현재 분양 중인 한 마리를 제외하고 모두 ‘처분 완료’ 했다”라고 전했다. 그녀가 고양이의 거처와 식사 여부를 묻자 그는 고양이를 ‘창고’에 두었으며 ‘생활용품 할인점’의 사료를 먹이고 있다고 답했다.

고양이가 방치되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낀 유튜버는 고양이 구조를 위해 가격을 물었다. 판매자는 “이 고양이가 원래 160만 원 넘는 먼치킨 종의 고양이”라며 “(고양이가) 새끼를 한 번 낳은 전적이 있으니 특별히 10만 원만 받겠다”라고 전했다. 판매자의 말을 들은 유튜버는 고양이가 ‘번식묘’로 살아왔을 것이라 추측했다.
유튜버는 판매자에게 고양이 분양 의사를 밝혔다. 며칠 뒤 유튜버는 판매자를 직접 만나 고양이를 분양받았다. 그녀는 ‘꼬질꼬질’하게 보이는 고양이를 데리고 동물 병원에 방문했다. 고양이 검사 후 수의사는 고양이에게 수많은 ‘귀 진드기’가 있고 특히 구내염이 심해 ‘전발치’를 해야 한다는 소견을 전했다.

유튜버는 고양이를 적절히 치료시킨 후 집에 데려왔다. 처음으로 따뜻한 가정집에 발을 디딘 고양이는 경계가 매우 심해 구석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환경이 바뀌어 놀랐을 고양이를 위해 작은방 한 칸을 내어주고 밖에서 카메라로 그저 지켜만 보았다. 또한 그녀는 겁이 많은 고양이를 위해 ‘쫄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후 영상에서는 쫄보의 최근 근황이 공개되었다. 쫄보는 유튜버의 집에 적응해 한층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쫄보는 유튜버에게도 곧잘 다가왔다. 유튜버는 ‘쫄보는 밥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건강한 식성을 가진 아이’라며 ‘호기심도 많고 장난감도 좋아해서 많이 놀아주려고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상에서 그녀는 쫄보의 진드기나 범백 등을 완전히 치료한 이후 입양을 보낼 것이라 밝혔다. 쫄보의 근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쫄보야 인간이 정말 미안해’, ‘그동안 놀아본 적이 없을 쫄보가 유독 장난감을 좋아하는 이유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쫄보에게 더 이상의 고통과 외로움은 없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쫄보의 앞날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