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영역 동물로 낯선 이가 자신의 영역 안에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꺼리곤 하죠. 그런데 오늘 소개할 고양이들은 낯선 ‘냄새’마저 집에 들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는데요. 반려인이 다른 고양이를 만지고 와 그 손을 보이자 이 고양이들은 냄새를 한참이나 맡아본 후 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 화제에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익숙한 반려인에게서 낯선 냄새를 맡고 어떤 행동을 취했을지 함께 보러 가볼까요?

오늘의 첫 번째 사연이 들려온 곳은 어느 평화로운 가정집이었습니다. 이 집의 주인이자 고양이들의 반려인은 최근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입양했는데요. 그에게는 치즈 태비에 동그란 눈을 가진 터줏대감 냥이 ‘윌리엄’도 있었습니다. 합사 과정상 반려인은 윌리엄과 아기 고양이의 공간을 분리해 놓은 것으로 추정되었는데요.


반려인은 아기 고양이와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와서 평소처럼 소파 위에 올라앉은 윌리엄을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죠. 윌리엄은 반려인의 손길이 닿자마자 노곤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손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는데요. 기분이 좋은지 ‘그륵 그륵’하는 골골송까지 부르는 윌리엄의 모습에 반려인은 미소를 띨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윌리엄은 스치듯 반려인의 손에서 나는 낯선 냄새를 감지하고 말았는데요. 그는 곧장 반려인의 손에 얼굴을 들이밀고 킁킁 냄새를 맡아 보았죠. 한참을 묘한 표정으로 냄새에 집중하던 윌리엄의 모습에 반려인은 슬쩍 손을 감추려 했는데요. 그러나 윌리엄은 그런 그의 모습에 더욱 수상하다는 듯 반려인의 손에 얼굴을 거의 묻어버렸습니다.


윌리엄은 한참이나 반려인의 손에서 나는 정체불명의 냄새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그 모습은 마치 연인에게서 나는 낯선 향수 냄새를 맡은 사람 같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결국 윌리엄은 이 냄새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린 듯 잔뜩 삐진 얼굴이 되었죠. 반려인의 손길에도 그는 고개를 홱 돌리더니 자리까지 피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윌리엄의 반응은 지금부터 소개할 냥이들에 비하면 양반일 정도입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집의 반려인은 갈색 태비의 고양이 ‘조이’와 치즈 태비의 고양이까지 두 마리를 반려 중이었죠. 그는 최근 이웃집 고양이에게 친한 척을 했다가 얻어맞은 영광의 상처를 자신의 반려묘들에게 보여주었는데요.


조이는 그런 반려인에게서 이상한 냄새를 맡고는 그의 손에 코를 박고 유심히 냄새를 분석했습니다. 그는 기분이 좋지 않은지 ‘마징가 귀’까지 한 채 냄새에 열중했는데요. 게다가 조이의 꼬리는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흥분하거나 경계심이 들 때 고양이들은 꼬리를 부풀리곤 하는데 조이는 이렇게 부푼 꼬리를 불만스럽게 탱탱 치며 자신의 기분을 드러냈죠.



옆에서 이를 관전하고 있던 치즈 태비의 고양이 또한 조이의 반응에 슬쩍 다가와 반려인의 손에 코를 대보았는데요. 조이는 부산스러운 몸짓으로 이리저리 주변을 맴돌더니 치즈 고양이에게 다가가 마치 냄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는 심지어 다른 반려인 가족에게까지 다가가 바지의 냄새를 맡으며 검사를 했죠.


조이 보다도 더 격한 반응으로 낯선 냄새에 대응하는 고양이도 있었는데요. 밝은 갈색 털에 고급스러운 고동색 무늬를 지닌 고양이 ‘아바’는 외모부터 새침데기가 따로 없었습니다. 그는 반려인이 외출하고 돌아오는 문 앞에 문지기마냥 서서 반려인을 검문했는데요. 아바 또한 반려인에게서 나는 낯선 냄새를 금세 감지했죠.

반려인은 다른 집 고양이를 돌보아주는 일을 주업으로 삼고 있었고 특히 이날은 입고 나간 자켓에 다른 냥이의 냄새를 잔뜩 묻히고 온 것이었습니다. 반려인은 아바가 관심을 가지자 냄새를 맡아볼 수 있도록 자켓 소매를 내려 주었는데요. 반려인의 소매에 코를 박고 킁킁 냄새를 맡던 아바는 낯선 냄새가 다른 냥이의 것이라는 사실을 단박에 알아챘습니다.


아바는 빛의 속도로 달려들어 반려인의 소매를 공격했는데요. 소매를 깨물고 나서도 그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하악질까지 하며 극도로 경계했죠. 반려인은 생각지도 못한 아바의 격한 반응이 당황한 듯 너털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아바는 여전히 화가 난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그런 반려인을 추궁하듯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고양이들은 이렇듯 일종의 ‘자기 영역’이라고 여기고 있던 집사에게서 다른 고양이의 냄새가 나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각기 다른 다양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마치 사람이 질투를 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을 취하는 이 고양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짓게 만들었습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윌리엄 벌떡 일어나서 어디로 가는 걸까? 내가 봤을 땐 새로 입양 온 애한테 따지러 가는 듯”, “저렇게 화났는데도 공격 한 번 안 하는 거 너무 다정하다.”, “고양이가 진짜 탐정 같네…. 낯선 냄새를 어떻게 저렇게 잘 구분할까?”, “고양이 꼬리가 먼지털이 만큼 부푸네. 노트북 청소까지 할 수 있겠는걸.”, “고양이: 내 충직한 집사가 배신을 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냥”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