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른 공인의 변화

약 15년 전, 유명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성시경은 “나는 연예인이 공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성시경은 당시에 공인의 사전적 의미를 들고 나왔다. 사전적 의미의 공인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대표적인 것이 공무원, 국회의원 등 소위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다.

출처 : 유투브 옛능 : MBC 옛날 예능 다시보기

연예인이 공무원은 아니다. 그렇지만, 대중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직군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지금은 문화 콘텐츠의 시대고, 한류로 시작된 많은 한국의 콘텐츠들이 전세계적인 유행과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틀림없다. 예전에는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 연예인을 ‘부르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연예인을 ‘모셔와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국 멤버로만 이뤄진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UN에서 연설을 하고, 백악관에 가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담소를 나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연예인을 공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특정 뜬 연예인들만 공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출처 : 전여옥 페이스북 캡쳐

최근 전 국회의원 전여옥씨가 가수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카페 운영에 관해 불편하다는 글을 게제했다. 페이스북에 글을 남긴 그녀는, 이효리 이상순의 카페 운영으로 인해, 주변에 다른 커피숍이 초토화 된다는 글이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글을 인용해 ‘이 시대 왕족 귀족은 연예인’이라고 했고, 이들이 재벌딸들보다 사회적 영향력도 더 큰 ‘공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 국회의원으로써, 공인의 삶을 살아 본 사람이 공인을 논하는 것이다. 사전적인 개념에서 보자면 이효리와 이상순은 공인이 아니다. 전여옥씨도 현재는 공인이 아니다. ‘전직’ 공인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을 페이스북에 자유롭게 게시 할 수 있는 것이다. 이효리와 이상순이 카페를 하는 것도 공인이 아닌 그들의 자유다. 바리스타를 고용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카페를 열었다면, 그것이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출처 : 전여옥 페이스북 캡쳐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신중한 회의 끝에 카페를 예약제로 변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영업 시간 중에 이상순은 카페에 오지 않기로 했다는 결정도 함께 전했다.

어디선가 많이 본 패턴이다. 뭘 해도 화제, 뭘 해도 문제가 되는 연예인들에게는 끊임없는 구설이 잇따른다. 유명해지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유명해질 수록 아무것도 할 수 없어진다는 아이러니가 이것이다. ‘전직 공인’ 이었던 사람들도 충분히 경험했을 바다.

출처 : 이상순 카페 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서로의 입장과 상황을 공감할 만한 사람들이라고 충분히 여겨지는데, 저격하기 바쁘다. 한 명은 전직 공인, 한 명은 공인이라 여겨지는 사람. 국어 사전의 의미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이 논란은 지속될 것이다.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능력으로 얻은 유명세를 통해 사는 사람들이다. 국회의원도 국민들의 소리를 듣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서로의 위아래는 없다. 서로를 모셔야 할 필요도 없고, 개인의 생각과 자유에 의한 존중만이 있을 뿐.

출처 : 이상순 카페 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잘못한 사람은 없다. 두 사람 모두 ‘공인’이 아닌 상황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