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뿅뿅지구오락실, 역대급 MZ예능 탄생
“감당불가 신세대와 노화된 제작진의 만남” 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나영석PD의 새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이 MZ세대의 예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신서유기 시리즈>,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시리즈> 등으로 연일 히트 예능을 만들었던 나영석 사단이 태국 올로케로 준비한 예능이다.

MZ세대가 원하는 예능
MZ세대는 그야말로 많이 배운 세대다.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며, 무엇을 해도 당당하다. 젊음의 패기도 있지만, 그냥 당당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가 아니라, “무식하면 어쩔티비?”가 MZ세대의 마인드 중 하나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로 존중 받아야 하는 소중한 사람들. 어쩌면 기성세대가 매번 법으로만 만들고 사회에서 “라떼는 말이야, 안그랬다고”라며 지키지도 않는 것을 “안 지킬거면 왜 만들어놨어?”라며 배운것의 가치를 현실에서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세대다.
일단 오락실에 온 네 명의 멤버가 범상치 않다.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뭉친 4명의 지구 용사가 예능의 주요 컨셉이자 줄거리다. 무려 ‘신개념 하이브리드 멀티버스 액션 어드벤처 버라이어티’다. 4명의 용사는 이렇다.

우선 MZ세대의 대표 연예인으로 꼽히는 랩퍼 이영지가 선두에 있다. <고등래퍼3>의 우승자로 데뷔한 이영지는 엄청난 성량과 래핑을 갖춘 MZ대표 연예인이자 유투버다. 생각보다 큰 키와 바른 마인드로 정말 할 말은 다한다. 그렇다고 예의가 없지도 않다. 그리고 진짜 잘 논다. 그야말로 선을 잘 넘나들고 정도를 아는 영리한 MZ세대다.
코미디언 이은지는 멤버 중에는 고령이지만, 이제 막 30대 초반이다. 출연자 중에 가장 옛날 사람이다. 이은지는 <코미디빅리그>유투브 <은지랑>에서 ‘길은지’ 캐릭터와 전직을 살린 춤을 특기로 MZ세대가 좋아하는 개그우먼이다. 과감하고 유연한 그녀의 춤은 모든 사람에게 부담과 향수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지구오락실에서도 음악맞추기 게임의 절대강자로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선한 캐릭터 미미도 있다. 걸그룹 오마이걸의 랩퍼인 미미는 단독으로 처음 나오는 예능이다. 멤버들 없이 잘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런 걱정은 애초에 필요 없었다. 거침없는 알싸한 멘트와 랩퍼답지 않은 발음으로 지구오락실의 외계어를 담당하고 있다. 본명 김미현을 강조하며 대놓고 부리는 엉둥발랄함으로 자유분방한 오답을 제출해 멤버들의 문제 정답맞추기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막내 안유진은 리얼 MZ세대다. 걸그롭 아이브의 멤버지만, <프로듀스48>에서 2위를 하며 현재 가장 인기있는 아이돌 중 한 명이다. 청순한 얼굴이 돋보여 나영석 PD도 많은 기대를 가지고 섭외했지만, 엔딩병에 걸린 생각보다 도른자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나PD가 이러려고 데려온 애가 아닌데라며 좌절하게 만드는 굉장한 예능감을 펼치고 있다.

나영석PD는 tvN이적 후 자신이 오랫동안 함께 해온 강호동, 이수근을 비롯한 남자 연예인들과 주로 예능을 만들었고, 새로운 배우들과 작업했다. 여성아이돌이나 MZ세대와는 거리가 먼 출연진으로 MZ세대를 사로잡는 예능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대놓고 MZ세대&여자&아이돌로 구성한 새로운 예능을 만들었다.
나영석 PD가 출연진을 데리고 해외에 가서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너무 익숙한 포맷이다. 제작진도 시청자도 다 익숙한 이 검증된 포맷에 이영지, 이은지, 미미, 안유진을 얹었더니 완전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왔다. 기존 신서유기, 1박2일에서의 캐릭터들이 겹치는 것 같지만, 다른점은 넷이서 하나의 아이돌그룹을 만들어도 될정도로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하고 끼가 넘쳐 흐른다.

tvN에서 방영되는 본방에 이어 티빙, 유투브에서 볼 수 있는 뿅뿅지구오락실은 엄청난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누리꾼들은 “신서유기 멤버들과 달리 기가 점점 빨리는 여고 선생님재질 되어 버린 나PD” “진짜 이은지 섭외가 신의한수다 ㅋㅋㅋㅋ”, “방송보는 시청자도 기빨리는 예능은 첨본다 ㅋㅋㅋㅋ”, “요즘 미미가 대기만성 뒤늦게 뜨는 느낌…전형적인 볼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요한건, 이제 고작 3화만 방영되었는데 이 정도의 반응이라는 것이다. 타 방송사들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예능들은 나왔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지고 있는데, 나영석사단의 차기작이라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여자 넷이서 이렇게 재밌게 하드캐리하는 예능은 처음이다.

MZ에 이어 30대, 40대까지 사로 잡은 예능
나영석사단의 포맷은 익숙하다. 뻔하다. 모두가 알다시피 여행예능의 장인이다. 연예인이 여행하는 예능이지만, 누구를 데려오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평균나이 60세 이상의 배우할배들, 1박2일 시즌1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신서유기 멤버들, 예능에서는 보기 힘든 배우들이 시골살이를 하는 삼시세끼. 같은 여행이지만 누구를 데려오느냐가 화제다.
이번 지구오락실도 똑같다. 태국으로 여자 네 명이 여행을 간다. 근데 꽃보다 누나는 아니다. 정말 밝고 텐션업되어 있는 그야말로 MZ세대 네 명이다. 나PD의 경력 22년보다 짧게 산 어린 연예인이지만, PD를 전혀 무서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석이 형!!!!!”을 외치며 게임을 요구하거나, 갑자기 “똠양꿍 빼고 태국음식!!(말해봐)”라며 역으로 PD에게 문제를 낸다.

누군가를 무시하는 태도가 아니라, 그저 여고생들이 수학여행 와서 즐겁게 노는 느낌이다. 인솔한 담임선생님과 함께 놀고 놀리며 신나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노래만 나오면 넷 다 즐겁게 춤추고 노래하고 개인기와 상식퀴즈 등 3040의 학창시절 추억까지 시나브로 자극한다. 3화까지 활동한 지구용사들이 진짜 달나라 토끼를 잡을 수는 있을지. 아니, 잡을 생각은 정말 있는건지 이래저래 궁금하게 만든다.
매주 금요일 오후 20시 50분, tvN에서 그녀들의 활약을 지켜보자.